[댄스TV=이주영 무용평론가]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음을 뜻하는 ‘단 하나’. ‘생명’, ‘나(我)’, ‘공기’ 등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다. 춤 또한 ‘본(本)’이 중요하다. 춤의 근본 가치를 탐미하니 세상, 사회와도 연결된다. 나, 춤, 사회 등을 확장성 있게 바라본 무대가 있었다. 2025년 9월 12일, 대전예술의전당에서의 Lee Art Move Club의 이세이 안무작 <단하나>다. 16개 광역시·도 대표들이 자웅(雌雄)을 겨룬 (사)대한무용협회 주최 ‘전국무용제’다. 올해로 34회를 맞이한 전국무용제에서 이 작품은 금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Lee Art Move Club은 (사)대한무용협회 충청북도지회(지회장 박정미)가 주관한 제34회 충북무용제(2025.4.16,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대상을 수상해 이번 제34회 전국무용제 단체 경연부문에 참여했다.
작품은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1장_본향(本鄕), 2장_질서의 고독, 3장_아(我)와 비아(非我), 4장_단 하나로 이어진다. 작품의 핵심 메시지는 ‘춤의 본(本)이 흐트러지면 무너지듯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나의 가치도 무너지면 안 된다’는 것이다. 존재와 가치에 대한 실존적 철학을 배경으로 한다. 이 작품에서 ‘춤’은 ‘나’로서 화자가 된다. 작품의 핵심 키워드는 ‘질서’다. 이를 치환하면 ‘본(本)’이 된다.
작품은 모신(母神)과 자아(自我)가 중심 역할을 한다. 공연에서 모신 역은 춤 공력 좋은 전건호, 자아 역은 피지컬과 움직임 좋은 이세이가 맡았다. 주역뿐 아니라 이 작품에서 군무와 앙상블 역할이 크다. 김은정, 조이서, 유승아, 서이주, 김태희, 채수빈, 김범수, 김재원, 신한서, 윤정아, 천성현, 박채민, 박소희, 김현정, 남달리, 한진우, 이우주 등이 공연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집중력과 에너지를 발휘해 예술성과 완성도를 끌어 올렸다. 파트별 전문 스태프들의 열정적인 노력 또한 예술성 제고에 빼놓을 수 없는 동력이 됐다.
제34회 전국무용제 단체 경연부문 금상 수장작 '단하나'
공연이 시작되면, 영상 속 나비가 전조(前兆) 역할을 한다. 공연 중간중간 나와 해당 장에서 상징성 및 서사성 부여에 기여했다. 전건호가 무대 앞에 엎드려 있다. 하나둘씩 등장하는 무용수들이 춤적 밀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응집력 좋다. 무심함과 처연함으로 감정이입이 된 주역 이세이가 등장한다. 이세이를 둘러싼 상태에서 하나, 둘 무용수들이 쓰러진다. 나비가 안아주듯 날아든다.
무대 후방에서 나온 전건호와 이세이의 애잔한 2인무가 나지막이 흐른다. 전건호은 이번 작품에서 철학적 움직임을 보여줬다. 남자 무용수 4명이 등장한다. 이후 텐션 상승시키는 음악 속에서 군무와 붉은색 의상을 입은 이세이의 움직임이 조화롭다. 거친 파도를 넘어서는 강렬함이다. 바다를 건너는 고래의 물결이자 대지를 누비는 전사의 행렬이다.
세상이란 무대에 화두를 던져 춤의 가치, 나의 가치를 고양한 무대다. 어우러져 사는 세상이지만 지난한 삶의 여정은 거센 파도를 만날 수밖에 없다. 조화와 균형, 평화와 희망을 꿈꾸고자 한 이번 무대가 그래서 더 의미 있다. ‘단 하나’밖에 없는 작품 <단하나>다.
* 안무자_이세이
Lee Art Move Club 안무자
국가무형유산 태평무 전수자
韓國舞同人會 이사
(사)한국춤협회 이사
청주시립무용단 차석단원
제34회 전국무용제 단체 경연부문 금상 수상
제32회 • 제33회 • 제34회 충북무용제 최우수연기상 수상
제16회 한국춤경연대회 금상
제23회 전국수리무용콩쿠르 금상
이주영(무용평론가・고려대 문학박사・한양대 무용학과 겸임교수)
7dancetv@naver.com
Copyright(C)DANCETV, All rights reserved.
저작권자(c)댄스티브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출처/댄스TV= 이주영(무용칼럼니스트)-이주영의 무용읽기_이세이 안무 ‘단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