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의 무용읽기_윤민숙의 춘앵전

영원한 세월을 춤추다
대전무용가 윤민숙의 ‘춘앵전(春鶯?)’
정재(呈才)로 여는 ‘명작숨결’

이주영 칼럼니스트 승인 2023.07.03 21:00 의견 0

[댄스TV=이주영 무용평론가] 대전에서 활동하는 윤민숙 무용가의 서울 공연이 주목된다. 무형유산연합회가 마련한 ‘명작숨결’ 무대다. 윤민숙은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하는 ‘세계 무형유산 대축제 – 萬古千秋, 舞 : 영원한 세월, 춤’ 프로그램 중 첫 번째 공연 ‘명작숨결’의 첫 무대를 장식한다. 무형유산연합회는 이번 기획공연에서 ‘명작숨결’(2023.7.4, 서울남산국악당), ‘향혼예인전’(2023.7.14~15, 공감M아트센터), ‘명불허전’(2023.7.20, 꿈빛극장) 등 세 가지 선굵은 콘텐츠를 준비했다. 무형의 가치가 춤으로 빛날 시간이다.

윤민숙, '춘앵전'

‘명작숨결’에서는 ‘춘앵전’, ‘이매방류 승무’, ‘정재만류 큰태평무’, ‘부채입춤’, ‘화관무’, ‘선비춤’, ‘강선영류 태평무’, ‘소고춤’ 등 여덟송이 춤꽃이 7월의 여름밤을 물들인다. 이 무대의 첫 문은 궁중무용인 정재(呈才) ‘춘앵전(春鶯囀)’이다. ‘춘앵전(春鶯囀)’은 조선조 순조(1828년) 때 창작된 향악정재로 효명세자가 모친 순원왕후의 40세 탄신을 축하하기 위해 창제됐다. 노란색 앵삼, 머리에 쓴 화관, 양손에 낀 한삼, 춤추는 공간인 화문석 등 이채로운 면이 많다. 품격 속 우아미가 미려함을 더한다. 이번 공연에서 윤민숙은 홀춤이 아닌 군무로 춤춘다. 대전시립무용단 출신 무용가 단체인 한삼무용단이 함께한다. 윤민숙을 중심으로 김향연, 윤옥주, 이란숙 등이 춘앵전의 깊이를 더할 것이다. 무형유산의 심연성, 전승과 확산의 가치가 궁중무용 춘앵전을 통해 환기되는 시발점이 되리라 본다.

'춘앵전' 군무

윤민숙무용단 예술감독 윤민숙은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 무형유산연합 수석 부이사장이다. 충남대학교 무용학과 겸임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대전시립무용단 상임단원, 대전무용협회장을 역임했다. 협회장 재직(2014~2017년) 시, 대전에서 12년만에 전국무용제를 개최해 성공적으로 마쳤다. 대전무용계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2012년 제35회 부산동래전국전통예술대회 명무부 대통령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16년에는 대전을 대표하는 대전무형문화재 제20호 살풀이춤(김란 살풀이) 1기 이수자가 됐다. 그해 5월, 김란 살풀이보존회가 발족되면서 제1회 보존회장을 맡아 춤 전승에 기여했다. 2018년 11월, ‘윤민숙의 춤’ 개인공연을 통해 ‘밤길’, ‘별의 해탈’, ‘장고춤’, ‘사랑가’, ‘살풀이춤’ 등을 종합적으로 선보였다. 매해 정기공연, 찾아가는 공연, ‘윤민숙의 춤’ 공연을 통해 크고 작은 춤길을 냈다.

무용가 윤민숙

무용이 삶의 전부인 윤민숙 무용가는 이번 ‘명작숨결’ 무대를 통해 지역을 뛰어넘는 시간, 무형유산 춤맥의 폭과 깊이를 더하는 시간이 되리라 본다. ‘오래고 영원한 세월’이란 뜻을 지닌 ‘만고천추(萬古千秋)’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늘과 내일을 마주해 영원한 세월을 춤의 바다에 띄워 보낼 ‘명작숨결’. 윤민숙의 ‘춘앵전’을 기다리는 이유다.

‘세계 무형유산 대축제 – 萬古千秋, 舞 : 영원한 세월, 춤’

이주영(무용평론가・고려대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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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댄스TV= 이주영(무용칼럼니스트)-이주영의 무용읽기_윤민숙의 춘앵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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