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의 무용읽기_공감 예무를 말하다
공감의 미덕 살린 예인들의 명작 무대
‘제12회 한국예인의 명작?명무전’
이주영 칼럼니스트
승인
2023.07.10 12:22 | 최종 수정 2023.07.17 18:29
의견
0
[댄스TV=이주영 무용평론가] 춤으로 공감을 그리다. 한국문화예술컨텐츠연구소가 주최하고, 한국전통예술협회, 한국춤동인회가 주관한 ‘공감, 예무를 말하다’ 공연이 지난 6월 2일, 진주교육대학교 대극장에서 개최됐다. 경상남도, 진주시가 후원한 이번 무대는 전통춤을 통해 공감의 감성을 아우른 무대였다. (사)한국전통예술협회 이사장이자 국립진주교육대학교 교수인 송미숙 선생은 2012년 진주현장아트홀에서의 ‘제1회 韓國藝人의 名作・名舞展’을 시작으로 이 프로젝트를 지금까지 이끌고 있다. 그동안 국립국악원, 코우스(KOUS), 민속극장 풍류, LA 한국문화원 등 국내외 다양한 곳에서 한국 전통춤의 맛과 멋을 널리 알리는데 기여했다. 12회째를 맞이한 2023년도는 예혼의 도시 진주에서 한과, 신명을 남강의 유유함과 같이 전했다. 명작과 명무를 두 축으로 삼되 예인의 춤길을 공감의 목소리로 그 진폭을 넓혔다.
총 여덟 작품 중 첫 문은 예향 진주의 숨결 가득한 ‘진주교방굿거리춤’이 연다. 진주교방굿거리춤 이수자이자 푸른버들예악원 남선희 대표가 제자들과 함께했다. 춘당 김수악 선생의 구음, 춤의 예인성, 교방성이 차분하면서도 섬세한 굿거리춤, 자진모리의 소고춤과 조화미를 이뤘다. 이어 운정김진희무용단 대표이자 시댄스(SIDance) 전통춤마켓 기획자로 활발하게 춤판을 열고 있는 김진희 한국춤협회 이사의 ‘박병천류 진도북춤’이다. 즉흥성과 신명, 남성성과 여성성을 두루 갖춘 두드림과 울림의 미학의 대표주자인 진도북춤의 묘미를 객석에 전달했다.
극락 천도의 염원성 강한 ‘지전춤’을 장래훈 선생이 보여준다. 부산시립무용단 수석을 역임했고, 승무 이수자, 천안시립무용단 객원 안무자인 장래훈의 지전춤은 그만이 지닌 춤적 재치가 더해져 지전춤의 가치를 격상시켰다. 이어진 춤은 ‘이동안류 태평무’. 이동안류하면 연상되는 사람이 바로 정주미다. 조선시대 전문 예술기관인인 재인청 이동안의 춤을 조명하고, 전승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정주미 재인청춤전승보존회장은 이동안류 태평무만이 지는 무복, 아홉가지의 다채로운 음악 구성을 춤에 담아 평화로운 일상을 구현했다.
대구로 춤길을 돌린다. 권명화 춤에 근간을 두지만 김용철 고유의 예술성이 담지된 ‘소고춤’이다. 천안시립무용단 예술감독, 대구시무형문화재 살풀이춤 이수자인 김용철 선생은 ‘춤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내는 예술가답게 영남춤 특유의 춤성과 권번춤의 춤 감성을 녹여냈다. 이어 이번 공연의 주최자로 진주검무 이수자인 송미숙 교수는 문화유산적 가치가 높은 ‘바라승무’를 선보였다. 한성준-장홍심-이성자-송미숙이라는 춤 계보가 명확한 이 춤은 전반부의 장상춤, 후반부의 바라춤이 잘 연결돼 춤적 순도가 높다. 한 시대를 풍미한 옛 예인의 무록이 호흡한 순간이다.
달구벌입춤보존회 회장인 최미나 선생이 ‘달구벌입춤’을 춘다. 권번(券番)이 성행하던 시기, 대구 달성권번에서 추던 이 춤은 박지홍-최희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입춤의 자유함과 소고놀이의 허튼춤이 어우러진다. 달구벌의 푸른춤이 진주의 푸른춤으로 연결되는 순간이다. 마지막 무대는 ‘영남한량무’. 진주오광대 보유자인 강동옥 풍류춤연구소 예술감독은 한량무의 기본 춤 속성에 영남지역 특유의 춤적 매력을 담아냈다. 허튼춤과 배김춤의 내재성이 한량무에 수렴된다.
이번 공연은 ‘예인들의 명작 무대’라는 콘셉트 하에 전통춤이라는 대지에 ‘예무’라는 이름을 당당히 새긴 시간이다. 공감의 미덕을 살렸다. 예인의 힘이다. 명인, 명작의 힘이다. ‘공감’과 ‘향유’라는 예술의 사회적, 문화적 가치를 구현했다. 송미숙 교수의 말처럼 전통예술의 가치가 이번 무대를 통해 더욱 확장되길 기대해본다. 공감은 함께함에 있다.
이주영(무용평론가・고려대 문학박사)
7dancetv@naver.com
Copyright(C)DANCETV, All rights reserved.
저작권자(c)댄스티브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출처/댄스TV= 이주영(무용칼럼니스트)-이주영의 무용읽기_공감 예무를 말하다
저작권자 ⓒ 댄스TV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