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해외초청작 도나 마리아 2세 국립극장 <소프루(Sopro)>

댄스 TV 승인 2022.05.27 08:00 의견 0
자료제공/국립극장


[댄스TV=김아라 기자] 국립극장은 오는 6월 17일(금)부터 19일(일)까지 티아구 호드리게스(Tiago Rodriguese) 연출의 연극 <소프루(Sopro)>를 달오름극장에서 선보인다.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 차기 예술감독으로 선정되며 세계가 주목하는 연출가임을 입증한 그의 작품이 한국에서 공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프루>는 호드리게스의 대표작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배우에게 대사나 동작 등을 일러주는 ‘프롬프터(Prompter)’의 존재에 빗대어 극장과 무대 뒤 수많은 삶, 나아가 잊혀 가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포르투갈 도나 마리아 2세 국립극장(Teatro Nacional D. Maria II)이 제작해 2017년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초연한 이후 파리가을축제‧더블린축제‧빈페스티벌 등 세계적인 공연예술축제와 유수의 극장에서 꾸준히 공연됐다.

‘소프루(Sopro)’는 포르투갈어로 ‘숨‧호흡’을 뜻한다. 작품은 제목 그대로 극장이라는 공간에 깃든 숨결에 귀를 기울이며, 40년 넘게 포르투갈에서 현역 프롬프터로 살아 온 크리스티나 비달(Cristina Vidal)을 무대에 등장시킨다. 프롬프터 박스나 무대 옆에서 나와 처음으로 관객에게 모습을 드러낸 그녀는 인생의 절반 이상을 보낸 극장에서의 기억을 끄집어낸다. 작품은 크리스티나 개인의 이야기와 몰리에르, 장 라신, 안톤 체호프 등 유럽 고전 희곡의 서사가 교차하며 허구와 실재, 연극과 현실이 경계를 허물고 서로 스며든다.

<소프루>를 연출한 티아구 호드리게스는 40대 중반의 젊은 거장이다. 배우로 연극 활동을 처음 시작한 후, 작가이자 연출가로 활약하며 포르투갈 연극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 2003년 공동 창단한 극단 ‘문두 페르파이투(Mundo Perfeito)’의 작품이 세계무대에 초청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15년부터 2021년까지 포르투갈의 도나 마리아 2세 국립극장의 예술감독을 맡아 연극을 통한 도시와 국가 간 가교 역할에 앞장서 왔으며, 특유의 문학적 상상력과 시적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전 세계 관객과 평단을 사로잡았다.

예술과 기억을 통해 사회적‧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유럽의 인문주의적 전통에 경의를 표하는 티아구 호드리게스의 예술관은 <소프루>에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는 크리스티나 비달의 초상을 통해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서 점차 잊혀 가는 존재와 오랜 문화유산을 기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호드리게스는 “크리스티나의 이야기를 통해 극장의 가려진 곳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라며 “지금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누구나 목소리를 내고 ‘나’에 대해 말하는 시대지만 그 속에서도 ‘나’만을 이야기하지 않는 사람들, 드러나지 않은 채 타인을 위해 일하며 행복과 의미를 찾는 이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라고 밝혔다.

<소프루>는 삶과 예술에 대한 예찬이자 녹록지 않은 현실에서도 무대를 만들어가는 이들에게 바치는 오마주로서, 마치 호흡처럼 손에 잡히지는 않지만,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것들을 돌아보게 한다. 또한, 한국 관객에게 다소 낯선 포르투갈 예술과 연극의 진면모를 확인할 귀한 기회가 될 것이다. 6월 17일(금)부터 19일(일)까지 포르투갈어로 공연되며 한국어 자막이 제공된다. 6월 18일(토) 공연 종료 후에는 크리스티나 비달 등 출연 배우가 무대에 올라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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