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TV=이주영 무용평론가] 삼도(三都) 전통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경기, 영남과 호남의 대표 전통춤들이다. 모여서 의미도 있지만 전통의 이름 아래 동시대의 전통을 쓰고자 한 의지와 실질적 구현이 더없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지난 2025년 10월, 춤으로 종로를 ‘K의 물결’로 장식한 바 있는 광화문 <종로K축제>를 성료한 진댄스컴퍼니 대표이자 종로구전통무용협회 회장인 강연진 무용학 박사가 <제2회 전통과 춤의 향연>을 개최했다. 2025년 12월 7일(일),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진행된 이번 공연은 일곱 전통춤과 가야금산조가 씨줄과 날줄로 직조돼 ‘전통(傳統)’과 ‘향연(饗宴)’이란 이름을 빛냈다. 그 중심에 전통춤이 있었다.

제2회 전통과 춤의 향연(경기검무, 강연진)

‘맞선 춤가락, 전통을 잇다’라는 부제가 함의한 다채로운 전통춤 레퍼토리의 결이 전통이란 대지에서 길어 올려져 웅숭깊게 춤의 미학을 전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과 새해를 맞이하는 태평의 기운이 ‘강선영류 태평무’에 스며 있다. 강선영류 특유의 장중함, 절도, 화려함, 우아함이 담지된 태평무를 서명임(평안남도무형유산 평양검무 이수자)은 자신만의 색채를 더해 오프닝을 격조있게 열었다.

강선영류 태평무(서명임)

경기도무형유산 경기검무 이수자이자 종로구전통무용협회 회장 강연진이 ‘경기검무’를 이어 받는다. 이수자로의 역량이 작품의 흐름과 전개를 유려하게 구현하는 것에서 여지없이 드러난다. 전국에 산재한 여러 검무 중 경기검무가 지닌 활달한 기상과 기질을 음악과 잘 연결했다. 경기검무가 지닌 복식미도 확인할 수 있었다. 홀춤과 대무(對舞) 형식의 검무를 아우르고 있는 경기검무에서 강연진은 홀춤 검무가 지닌 미덕을 유감없이 발휘에 섬광처럼 빛났다. 수신(修身)의 기치도 자연스럽게 공간에 퍼져 나간다.

진댄스컴퍼니 대표, 종로구전통무용협회 회장 강연진(중앙)

연주로 잠시 무대의 호흡을 고른다. 우아(Art&Edu) 대표인 홍희주의 ‘성금연류 가야금산조’다. 성금연(1923~1986) 명인의 창의적 가락성이 돋보이는 곡이다. 성금연류 산조는 우리 가락이 가지고 있는 음양(陰陽)의 대화 형식을 짜임새 있게 구성해 흥미롭게 풀어낸다. 함주명의 장구 장단에 홍희주는 진양부터 휘모리까지 느림과 빠름의 미학 속 산조가락을 독주로 풀어냈다.

성금연류 가야금산조(홍희주)

살풀이춤이 영남과 호남을 순차적으로 오간다. 전숙경(종로구전통무용협회 부회장)이 ‘대구살풀이춤’을 꺼내 들었다. 살풀이춤이 지닌 살풀이성을 충분히 견지한 채 대구살풀이춤 고유의 ‘고풀이’와 연풍대 등이 춤의 특질을 발현한다. 영남 지방 특유의 정서와 권번(券番) 예술의 전통미까지 투영된 무대다.

대구살풀이춤(전숙경)

전북무형유산 호남살풀이춤 이수자 박영순은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의 가치를 공간에 드리웠다. 수건춤의 형식미와 호남 지역 특유의 우아함, 절제미가 잘 스며든 '호남살풀이춤'이다. 영호남 춤이 순차적으로 이어져 ‘맞선 춤가락’과 명실상부했다.

호남살풀이춤(박영순)

전통춤에서 장고는 빼놓을 수 없다. 타악성과 춤성을 함께 마주할 수 있는 대표 레퍼토리다. ‘선경(善境)류 장고춤’은 백경수(한양대 미래인재교육원 겸임교수)의 장구채의 두드림에서 시작된다. 장단 변화에 따른 선과 몸짓이 민요 가락과 조응돼 장고춤이 지닌 울림을 편안하게 전달했다.

선경(善境)류 장고춤(백경수)

전통춤사(史)에 있어 ‘교방춤’은 부침이 크다. 예인의 정신과 숨결이 가득한 이 춤은 우리춤의 맥을 이어준 중요한 교두보라 할 수 있다. 신경열(선예랑 전통무용단 대표)은 경상도 특유의 춤멋과 맛을 녹여낸 ‘영남교방춤’을 선보였다. 여성적 우아함과 이면적 반전미까지 갖춘 교방미를 잘 살렸다.

영남교방춤(신경열)

피날레는 이지은(국가무형유산 살풀이춤, 태평무 전수자)이 ‘김평호류 남도소고춤’으로 마무리한다. 남도 특유의 흥과 멋이 신명을 호명한다. 이채로운 구성과 춤사위, 타악으로 녹여낸다. 좋은 타악성을 지닌 이지은은 남도소고춤이 지닌 맛깔스러움을 자신만의 춤언어로 담아내 향연의 대미를 장식한 공이 크다.

김평호류 남도소고춤(이지은)

두 번째를 맞이한 ‘전통과 춤의 향연’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무대라 할 수 있다. 콘셉트와 프로그램 등에서 이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향후 진댄스컴퍼니의 기획 무대를 기대하는 이유다.

이주영(무용평론가・고려대 문학박사・한양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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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댄스TV= 이주영(무용칼럼니스트)-이주영의 무용읽기_제2회 전통과 춤의 향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