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TV=이주영 무용평론가] 예술은 교육과 불가분의 관계다. 무용교육 또한 마찬가지다. 2023년 전라북도교육청 지방보조금사업 ‘춤, 꿈을 추다’는 지역, 교육, 무용이라는 3요소가 무대를 통해 내일을 말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2023년 11월 10일(금) 전북 완주에 위치한 예술극장 숨에서는 미래를 향한 긴 호흡의 숨이 유장하게 펼쳐졌다. 한유선미리암스발레단의 한유선 단장이 마련한 이번 무대는 전라북도 내 무용 전공 학생들에게 수준높은 무용교육의 장을 마련한 후, 그 결과를 발표하는 장이다. 전라북도 교육청의 교육정책과 무용 현장이 교집합을 이뤄 유의미한 성과를 보여준 시간이었다.
교육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탄탄한 과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과를 이뤄낼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수개월 동안 학생들을 지도한 교수진들의 노력과 이에 부응한 무용 전공 학생들의 열정이 합을 이루지 못하면 소기의 성과는 불가능하다. 각 파트별 인지도와 전문성을 갖춘 교수들과 지도교사들의 헌신이 일차적이다. 교수진으로 참여한 면면을 보자면 다음과 같다. 전북대학교 무용학과 교수를 역임한 장인숙 (사)대한무용협회 전주시지부 지부장, 서울발레시어터 예술감독을 역임한 제임스 전 한국체육대학교 공연예술학과 교수, 전 서울발레시어터 김인희 단장, 박근태 부산대학교 무용학과 교수, 박진경 남원국악예술고등학교 교사, 국립무용단 단원을 역임한 박정원 춤・프로젝트 동무 대표, 이번 사업을 총괄한 예술극장 숨 관장인 한유선미리암스발레단의 한유선 단장, 호남살풀이춤 이수자인 이해원 이해원무용단 아움 대표 등이다. 지도교사 또한 면면히 상당하다. 현대무용단 사포 대표인 김남선무용학원의 김남선 원장, 전북대학교 무용학과 강사를 역임한 서은실발레학원의 서은실 원장, 프로젝트 춤인 대표인 김지정 전주예술중학교 교사, 그랑발레컴퍼니 대표인 박소영 그랑발레무용학원 원장, 가인무용예술원 대표인 강요요 가인무용발레전문학원 원장, 보훈예술협회 목포시지부 젊은 춤작가전 최우수상과 연기상을 수상한 문대하 문발레컴퍼니 대표, 김초영 김남선무용학원 부원장, 전주예술고등학교 무용과 강사 홍유나, 전북대학교 무용학과에서 출강하고 있는 최연주, 동아무용콩쿠르 금상 수상자인 정승준 프로젝트 무작판 대표 등이다. 교수자와 학습자의 일심동체가 교육의 결실을 맺기 위해선 필수불가결하다. 함께 이룬 성과요 보람이라 할 수 있다.
공연 전, 학생들을 지도하는 모습과 공연 연습하는 장면이 영상으로 소개된다. 각 파트별로 공연은 순차적으로 이루어졌다. 현대무용이 먼저 문을 연다. 컴비 1의 ‘Future sun’, 컴비 2의 ‘Mirror moon’은 집중력 있는 움직임 처리, 조형성 있는 안무가 시선을 끌었다. 군무로 이루어진 ‘사막의 끝’은 7명의 여자 무용수들이 시퀀스를 부드럽게 연결해 사막 끝에 서서 엄습하는 공포 속 현실감을 대립적 관점에서 풀어내 박수를 받았다.
‘장인숙류 전주부채춤’의 주인공인 장인숙 교수로부터 직강을 받은 한국무용 파트 학생들이 이매창의 이별가 “이화우 흩날리제...”로 시작되는 노랫소리에 맞추어 정성스럽게 춤을 풀어내기 시작한다. 순백의 물결이 숨을 내쉰다. 예술극장 숨에 조우된다. ‘평화, 바람의 선율을 타고...’, ‘파도 끝에 홀로서다’ 등 각 작품이 제시하는 주제의식을 인지한 학생들은 솔로춤을 통해 몰입과 이완, 감정이입, 경쾌함과 서정성 등 다양한 미감(美感)을 표현해 냈다. 꿈을 향한 힘과 열정 가득한 ‘TIME & DANCE’는 3인무를 통해 아름다운 춤선을 보여줬다.
발레 파트는 클래식 발레와 컨템포러리 발레 작품을 균형감 있게 배치에 발레가 지닌 기교와 선의 미학을 보여줬다. 워크숍을 통해 학습한 발레 동작을 작품화 한 ‘Ballet Etude’, 백조의 호수 3막 중 ‘지그프리드 솔로’를 통해 클래시컬한 발레의 면모를 드러낸다. 함께 땀흘리며 공부한 느낌과 서로에 대한 마음을 담은 ‘우리들의 이야기’는 창작발레의 특성을 춤 전개를 통해 피력했다. 당초 ‘파키타 그랑 파드되’에서 변경된 ‘해적 그랑 파드되’는 테크닉과 감정이 조화를 이뤄 발레의 꽃인 2인무의 묘미를 객석에 전달했다.
공연의 열기는 시상식으로 이어졌다. 무용의 미래를 이끌어 갈 무용 인재들에 대한 시상이다. 수상자는 발레 파트에 박지우(남원국악예술고등학교), 이해승(전주기전여자고등학교), 이효경(전주서전주중학교) 등이다. 한국무용 파트에는 안지효(전주예술중학교), 신예은(전주유일여자고등학교), 배가람(남원국악예술고등학교), 현대무용 파트에는 김윤정(전주우림중학교), 강하람(전주예술고등학교), 정유정(남원국악예술고등학교) 학생이 수상했다. 후원자인 오태환 (주)일조종합건설 대표, 박진상 아쿠아틱파크아마존 대표, 오은숙 (유)장인건설 대표가 상을 수여했다. ‘미래인재상’이라는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 수상한 학생들의 무용 미래는 밝으리라 본다. 참여한 전북 도내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커튼콜은 또 하나의 무대다. 작사, 작곡, 보컬 등을 통해 멋진 음악을 창작, 실연한 오지현의 음악도 공연에 한 몫을 했다. 앞으로 주목할 아티스트다.
2023 민간문화시설 기획프로그램 ‘Screen-X 미디어파사드 융복합 공연 W.NEXT STEP 2’를 비롯해 2023년도 다양한 무용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한 한유선미리암스발레단은 이번 전라북도교육청 지원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통해 무용, 무용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웠다. 또한 전주를 중심한 지역 문화예술 진흥에도 기여했다. 무엇보다 무용 인재 발굴과 육성이라는 가장 큰 보석을 정성스럽게 세공(細工)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 결실의 다른 이름은 춤이다. 꿈이다. 미래다.
이주영(무용평론가・고려대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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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댄스TV= 이주영(무용칼럼니스트)-이주영의 무용읽기_춤, 꿈을 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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