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의 무용읽기_쌍검대무 강습회

[강습회와 춤]
이주희 교수의 ‘한순서류 쌍검대무’

이주영 칼럼니스트 승인 2022.07.28 11:54 | 최종 수정 2022.07.28 12:08 의견 0

[댄스TV=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처음으로 강습회를 열었어요.” 이번 한순서류 쌍검대무 강습회를 개최한 중앙대 공연영상창작학부 무용전공 이주희 교수의 말이다. 평안남도무형문화재 평남수건춤보존회 주최 강습회가 2022년 7월 27~28일 양일간 전통공연창작마루 8층 대연습실에서 진행됐다. 동대문역 부근에 위치한 전통공연창작마루는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문화공간이다. 창작마루 내 공연장인 ‘광무대’는 입소문이 많이 나고 있다. 8층 대연습실에 모인 수강생층이 다양하다. 예중생부터 대학(원)생, 전문 무용단체 단원, 중장년에 이른다. 중복을 넘어선 핫한 여름만큼 춤 공부 열기가 어느 때보다 높다.

'한순서류 쌍검대무 강습회' 장면

판소리 명창들이 득음을 위해 소리 공부를 하던 곳을 ‘득음터’라 부른다. 그런 이유로 소리하기 좋은 명소를 찾아 소리꾼들이 합숙훈련을 떠나는 것을 ‘산공부’라 한다. 여름철 무더위도 피하고, 집중적인 공부를 통해 실력을 연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판소리 명창들이 해오던 ‘백일공부’였다. 무용도 빼놓을 수 없다. 예술의 속성상 기량을 향상시키고, 배우지 못했던 또는 배우고 싶은 것을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강습회는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상에 따라 지도자, 전문가, 일반인, 학생 등 수강층이 다양하다. 유료 및 무료 강습회로 구분되기도 한다. 주최에 따라 공공과 민간 영역, 춤적으로 보면 무형문화재 종목과 비 종목, 수업의 유형, 규모, 장소 특성 등에 따라 나눌 수 있다. 귀결되는 것은 해당 춤의 전문강사가 수강자를 대상으로 일정 기간을 정해 집중적으로 교육한다는 점이다.

“이 춤은 예쁘게 추는 춤이 아니에요. 절도 있고 당당함이 포인트죠.” 강습회 시작 전부터 이주희 교수는 옷매무새를 하나하나씩 잡아준다. 교육 중에는 검무와 얽힌 에피소드도 전해주면서 동작, 시선, 복식, 장단, 춤의 역사까지 세심하게 설명할 때마다 수강생들의 눈빛이 빛난다. “하나 끝나면 복습하는 시간을 가질꺼에요.” 순간 긴장감이 돈다. 전체 연습 후 그룹별 실연에 임하는 자세가 진중해진다.

'한순서류 쌍검대무 강습회' 장면

이번 강습회의 주인공은 ‘한순서류 쌍검대무(雙劍對舞)’다. 평안남도무형문화재 제4호 ‘평남수건춤 예능보유자 한순서 명무에 의해 이어지고 있다. 쌍검대무는 말 그대로 양 손에 검을 들고 대작하여 춤춘다. 대무(對舞)의 형식미가 있다. 한순서류의 장검무인 쌍검대무는 의연함, 절제미, 활달함 속 비장미까지 고루 갖춘 춤이다. 올 4월, 한국문화의집(KOUS)에서 열린 2022년 ‘예인열전’의 첫 문을 장식한 한순서 편에서도 이주희, 반수현은 2인무로 이 춤을 보여준 바 있다.

검무(劍舞)는 처용무와 더불어 오랜 연원과 역사를 가진 춤이다. 수렵무용, 의례무용, 전투무용 등 다양한 유래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삼국시대부터 고려, 조선시대를 지나 현재까지 그 맥을 이어오는 한국의 대표 전통춤이다. 지역성, 예술성도 풍부하다. 때문에 각 지역에서 전승되는 검무에는 진주검무, 통영검무, 호남검무, 경기검무, 해주검무, 평양검무 등 다양하다. 춤적인 측면에서도 내향성과 외향성, 공간 활용 측면에서도 대지지향성과 상향성 등 대형 변화를 통해 다양한 맛을 제공한다.

'한순서류 쌍검대무 강습회' 장면

‘제1회 한순서류 쌍검대무(쌍검무) 강습회’를 통해 검무에 대해 다시 한 번 환기하는 시간이 되었다. 한순서류 쌍검대무가 지닌 고유의 춤적 질감이 여러 공간에서 유영되길 바란다. 강습회가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여름날 땀방울이 장검에 분사된 7월이다.

이주영(무용평론가・고려대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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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댄스TV= 이주영(무용칼럼니스트)-이주영의 무용읽기_쌍검대무 강습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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