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의 무용읽기_이경화의 무계풍류

무계원에 차려진 풍류마당
오연 이경화의 ‘무계풍류(武溪風流)’

이주영 칼럼니스트 승인 2021.05.28 05:00 | 최종 수정 2021.07.21 10:41 의견 0

[댄스TV=무용칼럼니스트] 부암동에 풍류가 넘친다. (사)오연문화예술원이 주최한 ‘무계풍류(武溪風流)’의 풍요로움이 5월의 문을 싱그럽게 연다(5월 2일, 무계원). 이번 공연의 총연출이자 감독인 이경화 오연문화예술원 이사장은 무계원의 장소성과 현장성을 극대화해 전통풍류의 멋을 한껏 높였다.

부채춤


이 공연은 총 3마당으로 구성된다. 여는 마당인 잔치마당, 본 마당인 춤마당, 닫는 마당인 흥마당이다. 오프닝 격인 잔치마당은 공연의 문을 여는 역할도 하지만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바로 한국의 전통혼례를 통해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정겹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내는 물론 국가 간 교류와 이동이 멈춘지 상당 시간이 흘렀다. 이런 안타까움을 인식한 이경화 선생은 기약할 수 없는 웨딩의 시간을 어머니로서 안타깝게 여겨 자리를 마련했다. 아들 이정우와 며느리 Cheryl Roy는 신랑, 신부로 전통혼례 절차에 따라 잔치마당 속 잔치의 주인공이 되었다.

전통혼례


전통문화공간 '무계원'은 2014년 3월 개원했다. 고즈넉한 풍광 속에서 한옥도 체험하고, 한국문화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조선 말기 익선동에 있던 서화가 송은 이병직의 집 '오진암'을 안평대군의 별장 '무계정사'가 있던 이 곳 부암동으로 옮겨 복원하면서 무계원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화창한 날씨 속 야외에서 펼쳐진 춤마당은 7개 작품이 무대를 수놓았다.

2014년 창단된 필락(FeelAk)이 ‘사물놀이 앉은 반’으로 첫 문을 연다. 이어 이경화는 ‘축고’를 통해 흥을 북돋운다. 승무 북가락엔 축복과 안녕이란 이름이 아로새겨진다. 두드림은 울림을 향한 또 하나의 울림이 된다. 천성대의 연주로 영산회상의 첫 번째 곡인 ‘상령산’이 유장한 맛을 더한다. 독주에 화답한 독무는 이경화의 ‘부채춤’. 우아함과 격조를 동시에 선사하는 레퍼토리로는 부합도가 높다.

분위기가 한껏 고조된다. 전라우도 농악 가락이 바탕이 된 ‘버꾸춤’. 유현진, 정혜승, 최예지가 보여준 이 무대는 친근하면서도 이채로운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의 기량이 악기춤의 묘미에 입혀졌다. 버꾸춤에 이어진 ‘진도북춤’은 타악성을 높이는 기제로 몸값을 톡톡히 한다. 광주시립광지원농악단 소속 단원인 염두용, 강병식의 판을 넘나드는 자유로움이 인상 깊다. 마지막은 ‘판굿’이 재미와 흥을 보탠다.

버꾸춤
진도북춤



춤마당 후 흥마당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전통예술의 묘미는 화동이다. 우리 가락을 함께 나누는 무대로 ‘두드락’이 가볍지만 가볍지 않게 흥마당 첫 페이지를 연다. 피날레는 ‘강강술래’. 정선화의 지도, 이상순의 소리, 오연청소년무용단이 꾸민 강강술래는 유희성을 더한다. 관객과 함께 하기엔 제격이다.

강강술래


도심 속 전통문화공간인 무계원에서 진행된 ‘무계풍류(武溪風流)’는 따뜻했다. 정겨웠다. 축복과 흥의 무대요, 어우러짐의 판이다. 장소성을 업그레이드한 전통문화 우수 콘텐츠다. 5월은 사랑의 달이니까.

이주영(무용칼럼니스트・고려대 문학박사)

(출처 : 댄스TV 자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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