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의 무용읽기_이경화의 화담무

다섯 홀춤이 그려낸 춤 이야기
<오연 이경화의 이야기가 있는 홀춤, ‘화담무(和談舞)’>

이주영 칼럼니스트 승인 2021.04.18 18:19 | 최종 수정 2021.04.18 18:22 의견 0

춤과 대화하다. (사)오연문화예술원이 마련한 ‘화담무(和談舞)’. 다섯 전통춤이 한 무대에서 홀춤(독무)만으로 보여준 시간이다. 화담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작품 중간중간 춤에 얽힌 여러 이야기를 소담스럽게 피워냄으로써 관객과 소통하는데 방점을 두었다. 지난 2월 28일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에서 펼쳐진 이 무대는 이경화의 춤 궤적을 반추해 보고, 또 다른 춤길을 생각해본다는 의미가 있다.

화담무 중 '비상'


2020년에는 우리춤을 사랑하는 해외 국민들과 ‘오연 이경화의 춤길 65, 동행’을 하고자 했으나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열지 못했다. 그 아쉬움을 달래듯 첫 작품인 ‘비상’으로 이를 시원하게 해소한다. 자신의 춤 뿌리를 만든 작품이라고 당당히 말하는 이 작품은 한국무용가 최현(1929~2002) 선생과의 인연이 깊다. 학습 과정이나 춤 동료와의 에피소드를 언급할 땐 지난날의 회상에 젖게했다. 풍류, 여백, 기품 등 다양한 춤 키워드를 간직한 ‘비상’은 이미 푸른 창공을 훨훨 날고 있었다. 작은 악기지만 울림만큼은 명징한 소고. 이어진 ‘소고춤(최종실류)’ 은 특이한 이력을 지닌다. 2006년 한밭국악제에서 무형문화재 비지정종목 최초 대통령상 수상작이다. 통상 전통춤 경연에서는 무형문화재 종목으로 하는 게 일반적인데 당시 그러한 성과를 낸 것은 의미가 크다. 짜임새 있는 가락에 어울린 경쾌한 춤사위, 섬세한 발디딤은 경륜을 더해 15년전 국악제로 돌아간 듯 하다.

화담무 중 '부채춤'


살풀이춤(1996년), 승무(2004년) 이수자인 이경화는 이매방류 ‘살풀이춤’이 지닌 내재성을 견지하되 자신만의 색깔로 채색해내 박수를 이끌어낸다. 이어진 춤은 ‘부채춤’. 이 작품은 한국무용의 대명사인 김백봉 선생과의 인연을 소환할 수밖에 없다. 이경화는 이 춤을 김백봉 선생께 개인 사사해 1984년 세종문화회관 개인 발표회에서 선보였다. 춤은 인연의 연속이다. 스승과 제자의 큰 인연. 말 그대로 ‘사연(師緣)’이다. 대미는 이경화 춤의 대표 레퍼토리인 ‘진도북춤’이 장식한다. 지난 13년동안 (사)박병천류 진도북춤보존회 이사장으로 재직하며, 국내외에 이 춤의 보급과 전승을 위해 노력한 바 있다.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진도북춤 특유의 몰입감은 춤과 나와의 일체, 무용수와 관객의 일체를 가능케했다. 물아일체(物我一體)를 넘어 ‘무아일체(舞我一體)’에 도달케했다.

화담무 중 '진도북춤'


공연 사이 사이 춤 대화와 더불어 영상이 함께했다. 다소 분량이 긴 듯한 느낌도 있었지만 해외에서의 활동 영상, EBS에 방영된 ‘도전 죽마고우’라는 특별 영상, 86 아시안 게임, 88 서울올림픽, 2002년 월드컵 등 매머드급 국가 행사 때의 영상 등은 그 동안의 춤 여정을 한눈에 들여다보는 데 도움이 됐다.

다섯 홀춤이 하나가 된 이야기가 있는 춤 무대, 화담무. 춤 여정 속 이야기들이 넘실댄 시간이다. 오연(旿燕)의 다음 춤 이야기가 기다려지는 밤이다.

이경화_총연출・출연
이학박사
(사)오연문화예술원 이사장
(사)박병천류 진도북춤보존회 고문
이화여자대학교 및 동 교육대학원 졸업
북경무용대학 객좌교수
계원예술고등학교 무용부장 역임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 명지대학교 겸임교수 역임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제97호 살풀이춤 이수자
문화재청 무형문화재 전문위원 역임

이주영(무용칼럼니스트・고려대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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