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국악원 정악단, 조선후기 풍류문화 담아낸 기획공연 ‘필운대풍류’
□ 오는 11월 22일과 23일,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선보여
[댄스TV=김아라 기자] 국립국악원(원장 김영운)이 정악단(예술감독 이건회) 기획공연으로 오는 11월 22일(수)부터 23일(목)까지 양일간 우면당에서 풍류극 ‘필운대풍류’를 올린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필운대는 현재의 성수동, 홍대와 같이 조선 시대부터 예술인들이 모여드는 문화 명소로 꼽히던 곳으로, 봄이 되면 살구꽃, 매화꽃, 벚꽃 등이 만개해 사대부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들도 꽃놀이를 즐기며 예술을 향유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연주회로 초연한 ‘필운대풍류’ 작품을 안경모 연출가의 섬세한 연출과 대본을 더해 풍류극으로 선보인다. 실제 필운대에서 가곡모임을 위한 ‘운애산방’을 운영한 박효관을 중심으로, 그의 제자 안민영과 그와 함께 음악적 교류를 이어온 사대부 이유원을 배역으로 맡은 정악단 단원이 무대 위로 등장해 필운대에서의 풍류를 생생하게 구현할 예정이다.
당시의 음악은 정통적인 정악(正樂)의 틀을 넘어 현실의 풍경과 개인의 감성을 담고자 하는 경향이 확대되었고, 중인과 서민문화가 수용되는 시대적 분위기가 있었는데, 이러한 당시의 분위기를 무대에 구현하기 위해 안경모 연출은 기록을 바탕으로 풍류의 장에 양반 계층뿐만 아니라 중인, 악공, 세악수(細樂手), 예기(藝妓), 의기(醫妓) 등 다양한 신분의 인물을 등장시켰다. 안 연출은 신분의 구분이 엄격했던 조선 후기 사회에서, 풍류를 즐길 때만큼은 신분을 넘어섰던 예술문화를 관객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의미 있는 무대를 꾸몄다.
이야기와 영상 더해 자연을 벗 삼아 즐기는 깊이 있는 풍류무대
또한 공연의 이해를 돕기 위한 극적인 구성도 눈길을 끈다. 풍류음악의 정수로 꼽히는 ‘정가’(正歌)는 한자어와 그 시대의 배경을 담고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감상하는 데 한계가 있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각 등장인물 간의 대화를 통해 곡이 가진 의미나 내용을 연상할 수 있도록 그 풀이를 덧붙여 풍류의 이해와 함께 공연의 몰입을 더 했다.
한편 성악곡으로는 가곡, 가사, 시조부터 단가, 판소리까지 다양한 장르의 성악곡을 엮었고, 특히 가곡 ‘진국명산’의 사설을 그대로 판소리 단가로 풀어내 같은 노랫말을 다른 장르의 소리로 들을 수 있는 즐거움 또한 더했다.
극적·음악적 요소를 돋보이게 하는 무대 영상 또한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함께하는 풍류를 더욱 깊이 있게 표현하기 위해 겸재 정선의 ‘필운대상춘’, ‘필운상화’ 등을 모티브로 한 영상은 맑고 청명한 ‘청성곡’의 울림과 어우러지며 신비롭고 아름다운 자연과 예술의 조화를 선사하고, 안개가 드리운 새벽부터 붉은 노을이 가득한 필운대의 공간을 더욱 다채롭게 꾸밀 예정이다.
정악의 산실(産室), 국립국악원 정악단 예인들의 진중함을 담은 무대
30여 년 이상 정악단에 몸담으며 정가를 전승하고 있는 홍창남 단원은 운애산방을 이끈 ‘박효관’으로, 조일하 단원은 해주에서 활동하던 여류 가객 ‘청옥’ 역으로 분하여 농익은 소리를 선보인다. 청아하고 울림 있는 목소리로 정가의 매력을 선사하는 박진희 단원은 가무에 뛰어난 예기(藝妓) ‘연연’ 역으로, 담담하면서도 시원한 소리가 매력인 김대윤 단원은 ‘안민영’으로 분하여 출연하다. 이항복의 32대손인 이동영 단원은 ‘이유원(이항복의 9대손)’ 역으로 분하여 이유원이 지은 한시 ‘아조거구후예심(我祖舊居後裔尋)’을 시창해 의미를 더한다.
국립국악원 정악단 이건회 예술감독은 “신분고하를 뛰어넘어 자연과 더불어 예술로 교류하던 선인들의 풍류 시간에 동화되어, 풍류의 정수를 경험할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고 언급했다.
2023 국립국악원 정악단 기획공연 ‘필운대풍류’는 오는 11월 22일(수)부터 23일(목)까지 오후 7시 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선보이며, 국립국악원 누리집(www.gugak.go.kr) 또는 전화(02-580-3300)로 예매 가능하다. A석 2만원, B석 1만원 (문의 02-58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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