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TV=이주영 공연평론가] 요즘 소리꾼 이신예의 행보가 남다르다. 전국을 누비는 공연과 더불어 싱글 앨범을 연속 발매하고 있다. 자신의 음악 세계가 오롯이 담긴 음반의 가치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올해 3월부터 10월까지 두 달 간격으로 발매되는 노래들은 11월 8일, 파랑새극장 쇼케이스로 수렴된다. 다섯 개의 노래로 펼치는 ‘지금의 소리’이자 ‘오늘날의 국악, 오늘날의 소리’ 무대라 할 수 있다.

이신예는 전통의 묵직한 DNA를 감각적, 감성적으로 해석해 풀어내는 강점이 있다. ‘음악계의 트렌드세터(Trendsetter)’라 불리기에 충분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을 졸업한 이신예는 ‘국립극장 차세대명창’ 선정, 한국가요제 금상 수상 등 전통과 대중을 아우른다. KBS 열린음악회, 영화 ‘조선명탐정’ OST, MBC 다큐 ‘판소리는 살아있다’, KBS 아침마당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젊은국악’으로 이름을 알린 지 오래다.

소리꾼 이신예

시월 엔터테인먼트 소속 소리꾼 이신예는 탄탄한 실력과 독보적인 음색의 소유자다. 국악 아카펠라 그룹 ‘토리스’ 멤버로 활동하며, 국악의 대중화에 기여해 왔다. 프로젝트 ‘락(樂)’ 팀을 통해 전통음악과 대중음악의 협업을 시도하고 있다. 팀 공연, 관현악 협연 등 다양한 활동중에도 음반 발매를 통해 향후 솔리스트로서 그의 역할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총 다섯 개의 음원 중 3월부터 7월까지 3개가 발매돼 대중과 만나고 있다. 3월 31일 발매된 첫 앨범은 〈삼월삼짇날〉이다. 전라도 민요 〈새타령〉을 기반으로 경쾌한 리듬, 현대적 편곡에 랩까지 더해진 트렌디한 국악 크로스오버 곡이다. 대중들이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친숙한 후렴구를 차용했다. 전통적 요소와 현대적 감성의 조화미가 펑키한 리듬과 어우러진 사운드에 가득하다. 후반부 라틴 리듬까지 다채롭다.

삼월삼짇날

5월 31일 발매된 싱글은 판소리 5바탕 중 ‘춘향가’의 <갈까부다>. 이신예의 음악적 색채가 가장 잘 드러난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독보적 감성이 흡입력 높다. ‘춘향가’ 속 이별의 순간이 블루지한 창법과 절제된 감성으로 이입된다. 서사적 소리의 현대화이자 감정선의 세련된 재구성이라 볼 수 있다. 이별의 슬픔을 넘어선 춘향의 후회와 자책, 그 속에 내재된 사랑의 감정은 섬세하다 못해 숭고하다.

갈까부다

세 번째 앨범은 지난달 31일에 발매된 <너영나영>이다. 제주 민요 ‘너영나영’에서 착안한 곡으로 남녀 간의 그리움과 정이 물씬 풍긴다. 국악 고유의 정서에 미국 남부 루츠 음악의 목가적 감성이 어우러져 색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세마치장단의 리듬감을 과감히 덜어내고, 4박컨트리풍 리듬의 편곡, 전통과 낯선 감성의 공존성은 매력적이다.

너영나영

9월 31일과 10월 31일에 발매 예정인 두 앨범도 주목된다. <뱃노래>와 <찬란한 이 땅 무궁화>다. <뱃노래>는 남도 민요 ‘남도뱃노래’를 중심으로, 아이리시풍 켈틱 음악과 미디 비트가 결합된다. 강렬하고 실험적인 크로스오버 트랙으로 국악의 영역 확장에 기여하리라 본다.

‘무궁화’가 주는 상징성과 기호성은 크다. 〈찬란한 이 땅, 무궁화〉는 팔도강산에 피어난 무궁화를 국민의 상징으로 풀어낸 순수 창작곡이다. 사계절의 풍경, 민족적 정체성이 담긴다. 모두가 함께 부를 수 있는 ‘무궁의 노래’를 지향한다. 끝이 없는 ‘무궁(無窮)’이 소리의 꽃이 돼 희망, 평화, 꿈을 이야기한다. 이 노래는 지지 않을 꽃, ‘무궁화’와 함께 피어나는 우리의 이야기다.

11월 쇼케이스를 앞둔 이신예

다섯 개의 음반에서 들려주는 이신예의 소리는 전통과 현대, 대중과 예술 사이에서의 치열한 고민과 실험의 기록으로 가치가 높다. 11월 쇼케이스로 들려줄 그의 여정 또한 기대된다. 이신예의 음악적 방향성과 정체성을 선명히 보여줄 무대이기 때문이다. 그 첫 출발이 지금의 ‘다섯 음반’이다.

이주영(공연평론가・고려대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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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댄스TV= 이주영(칼럼니스트)-이신예의 다섯 음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