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TV=김아라 기자] 팬데믹 1년 반,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연 업계의 현황
(사)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이하 아시테지 코리아)의 대표 축제 중하나인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이하 겨울축제)가 2020년 1월 4일~19일까지 진행되었고, 바로 다음 날인 1월 20일, 한국 입국자에 의해 코로나가 시작되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이 업계는 제일 먼저 타격을 맡게 되었다. 다양한 원인이 있었고, 이것을 계기로 국가의 정책에 따른 업계의 현실이 눈에 들어왔다. 아시테지 코리아가 진행한 2월~6월 중순까지의 조사에 의하면 총 25억 1300만 원의 피해가 파악되었고 약 67%가 피해사실을 증빙할 수 없다고 하였다. 이 중 대부분이 공공기관(도서관, 작은 도서관, 문화재단, 어린이집, 유치원 등) 등에서 초청료를 받는 공연으로, 공공기관 담당자가 구두로 약속한 사안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는 사례가 많았다. 특히 주 거래처와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여 문제제기를 못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2020년 업계의 변화는 2019년부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와 준비한 <아동청소년 공연예술 활성화 방안 연구(2020.12.)>, 그리고 경기도의회가 준비한 <경기도 아동청소년 예술공연 공간확대 방안(20250.11.)> 등이 있었으며 2021년 현장 예술가들의 자문으로 예술위사업을 위한 5억이 마련되어 <아동청소년대상 예술활성화지원사업(2021.5.)>이 신설되었다고 전했다.
전문 영역인 아동청소년예술 정책의 부재를 해결하고자 위와 같은 연구가 선행되었다.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만큼 그 사회의 정신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것은 없다”라는 넬슨 만델라의 말처럼 아동·청소년을 바라보는 관점은 그 사회의 철학을 드러낸다 할 수 있다. 이에 아시테지코리아는 예술이 어른들만의 사유 영역이 아님과 아이들이 예술을 향유하고 사유할 때 높아질 행복지수를 설득하기 위한 제도적 방법으로 지난 6월 말부터 ‘아동청소년예술진흥기본법’제정을 위한 초읽기에 돌입하였다.
예술을 통한 일상의 회복, 안전한 공연장으로의 초대
팬데믹 시대 아이들에게 전해야 할 예술가의 역할
‘2021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이하 국제여름축제)’가 7월 17일(토)부터 8월 8일(일)까지 총 23일간 서울과 광주, 대구, 인천 그리고 온라인에서 진행된다. 올해로 29번째를 맞는 국제여름축제의 키워드는 'Come with me, NOW!'로 팬데믹 이후의 삶을 맞이하는 아이들의 건강한 일상 회복을 바라며 국내우수작 9편, 해외작(영상) 3편 등을 준비하고 있다.
축제를 준비하는 운영진들은 팬데믹 시대에서 공연예술의 역할을 다른 어느 시기보다 중요하게 보고 있다. 아시테지 코리아는 코로나가 가장 기승을 부리던 2021년 1월,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를 통해 아이들을 공연장에서 만난 경험이 있다. 어른들이 걱정하는 것 이상으로 아이들은 방역수칙을 잘 지켰으며 마스크 바깥으로 퍼져나가는 밝은 웃음으로 축제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자체 관객 설문조사에 따르면 보호자들은 ‘공연장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오는 길이 위험하다 생각한다.’ 고 했고, 또 ‘어른보다 아이들이 규칙을 잘 지킨다.’고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이와 보호자가 공연장을 찾은 이유는 일상에서의 해방이었다. 아시테지코리아는 팬데믹의 굴레를 벗어나 공연장에서 마음껏 행복할 수 있도록 방역을 철저히 하며 일상으로의 회복을 차분히 진행하고 있다.
올해부터 여름축제에도 예술감독제를 도입하였다. 부산을 근거로 전국에서 활동하는 조은아 (주) 문화콩 대표를 선임하였고, 5명의 작품선정위원을 구성하여 2021년 축제를 구성했다. 국내에서 오래된 전문축제로서의 본질과 역할을 고민하며 ‘관객 중심형 축제’로서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우수 해외공연으로 유명했던 축제였지만 올해 역시 해외 공연단체의 입국이 어렵기 때문에 해외공연은 영상으로 대체했으며, 국내 작품은 생태환경에 대해 고민하는 예술가들의 작품 중심으로 결정하였다. 따라서 아시테지 대표축제 중 하나인 서울아시테지겨울축제=예술창작플렛폼축제, 아시테지국제여름축제=관객중심형축제라는 정체성으로 관객과 만나게 된다.
국제여름축제의 조은아 예술감독은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지구는 위기를 맞았다.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함께 행복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라며 '예술적 상상력이 우리가 함께 향유하는 생태환경, 타인과의 관계 등 삶의 본질을 이루는 것들을 사회에 지속적으로 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술감독은 '기후위기, 감염병 확산 등 불안이 팽배한 현 사회에 예술이 가진 소통의 힘으로 정서적 치유의 시간을 건네야 할 때이다.'라고 밝혔다.
서울의 문턱을 넘어 전국으로!
서울, 광주, 대구, 김해, 인천으로 찾아가는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
공연예술 수도권이 81.7% 차지... 지방 사는 우리 가족 예술체험은?
서울공화국 탈출을 꿈꾸는 공연예술, 모두의 예술이 되는 첫걸음
6월 기준, 2021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상연된 공연 22,492건 중 서울에서 상연된 공연은 18,386건으로 전체의 81.7%를 차지한다. 이를 통해 공연예술 또한 서울집중 현상을 피해 가지 못했고, ‘건강한 일상 회복’의 기회는 수도권에만 해당됨을 알 수 있다. 이에 ‘2021 국제여름축제’는 서울뿐만 아니라 광주, 대구, 인천, 김해 다섯 개 지역과 온라인으로 축제를 확장하여 전국의 관객들을 찾아간다.
아이들의 건강한 정서 회복에 힘이 되고자 내면의 힘과 생태환경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 작품들로 채워진 이번 국내공연 9편은 7월 17일(토) 광주 ACC 어린이 극장을 시작으로 7월 21(수) 서울 종로 아이들극장과 유니플렉스 2관, 대구 수성아트피아 무학홀에서 어린이 관객을 맞이한다. 7월 28일(수)부터 서울 관악아트홀, 이후 인천 수봉문화재단에서 순차적으로 열리고 마지막으로 김해 서부문화센터에서 10월, 경남 지역의 어린이들을 맞이한다. 또한 이번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를 시작으로 금천문화재단과 특별 워크숍을 함께할 예정이다. 대면 예술 체험으로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할 오프라인 공연은 정가 3만 5천 원이다.
랜선으로 관객들을 찾아가는 온라인 해외공연은 미국의 넌버벌 퍼포먼스 <에어플레이>, 일본의 그림자극 <핸드 쉐도우 ANIMARE>, 캐나다 퀘벡의 놀이음악극 <아빠닭>이다. 기발하고 색다른 해외공연 3편은 그간 코로나19로 경험하기 어려웠던 글로벌 예술 체험을 제공한다. 언어가 아닌 마음으로 느끼는 경험을 통해 부모들과 아이들의 글로벌 체험 욕구를 채워줄 것이다. ‘후원하기’ 형태로 판매되는 온라인 공연은 1만 원부터 구매 가능하다. 팬데믹 상황으로 직접 한국을 방문하지 못한 이번 2021 국제여름축제의 해외 온라인 공연 3편은 내년에 한국을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
올 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지역 확산은 정책적인 배경이 내포되어있다. 균형특별회계법에 따른 축제예산의 지역분배, 기재부의 인식부족에 따른 예산감축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개인 및 단체 예술가들의 플랫폼, 네트워킹인 축제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국제여름축제는 관객중심형 축제의 역할로서 보다 많은 아이들을 전국에서 만나며 축제의 긍정적 역할을 관객의 힘으로 세우고 브랜딩 하는 새로운 방향성을 꿈꾸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작은 한 발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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