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누구를 위한 휴업? 지원금 제도 이대로 괜찮은가
장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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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9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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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TV=장세진 기자] 본지는 그동안 두 차례 기획 기사를 통해 각 지자체에서 실시중인 자발적 '휴업지원금' 제도의 헛점을 꼬집고, 모호한 기준으로 소외받는 업종을 소개해 왔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지자체의 세금은 휴업지원금이란 명목 아래 무의미하게 줄줄 새는 실정이다.
■ 누구를 위한 휴업인가
양천구에 위치한 'ㅅ모' 노래연습장에는 굳게 닫힌 출입문에 "정부의 코로나19 예방과 극복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영업을 중단하며 4월 11일 부터 정상 영업한다."고 적혀있다.
상단 내용을 보면 기존에는 3/26 부터 4/5 까지 휴업으로 공지했었으나 업주가 마음을 바꿔 날짜를 변경한 것이다.
무슨 이유일까언뜻 보면 정말 국가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자발적으로 희생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양천구청은 휴업지원금 적용 기간을 4/1 부터로 설정해, 하루 10만원씩 최대 10일간 100만원을 지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원래는 4/5 에 영업을 재개 할 예정이었으나, 양천구청의 공지를 보고 최대 10일간 100만원에 맞춰 휴업한 뒤 4/11 에 영업을 재개하기로 전략()을 세운 것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업주의 잘못은 전혀 없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정책을 최대한으로 이용하는 것 뿐이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을 이달 19일로 연장했으나, 그에 맞추지 않고 최대한의 지원금 수령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과연 '자발적' 휴업을 유도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는 제도로서 역할을 다 하고 있는지 되짚어 볼 부분이다.
■ '사회적 거리두기' 가장 성실히 임했으나 여전히 소외받는 업종들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그 누구보다 가장 빠르게 휴업을 결정하고, 가장 길게 휴업을 이어가는 이들을 한 차례 소개했다.
바로 살사·스윙·탱고 등 ‘소셜 댄스’ 클럽이다. 각 지자체가 정한 다중이용시설 업종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간 단 1원의 혜택도 받지 못한 이들의 실상은 좀 나아졌을까
아니다. 어제 날짜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현재 영업 중인 422개 유흥업소(룸살롱·클럽·콜라텍)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림에 따라 그들의 휴업은 더욱 길어질 전망이다.
바꿔말하면 각 지자체의 말대로 명확한 업종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위 영업금지 명령을 법적으로 굳이 따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영업활동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이라도 발생한다면 이들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애초 지난 2월부터 휴업에 돌입해 현재까지 이어가고 있는 강남의 라틴클럽 '턴' / 사진=장세진 기자
■ 혜택은 1원도, 피해는 고스란히
정부의 혜택은 1원도 받지 못하지만, 피해는 모두 감수해야 하는 부당함의 경계에 이들이 있다.
사태가 가장 심각한 대구를 포함해 경상북도의 조사에 따르면 도내 유흥업소 2,717개 중 1,504개 업소만 휴업 중으로 휴업률은 불과 55.4% 이다.
여러 소셜댄스 클럽 중 살사·바차타·키좀바 장르를 포함한 라틴댄스 클럽의 전국 휴업률은 거의 100% 에 육박한다. 그 기간은 2개월에 가까워간다.
지자체의 휴업지원금 수령을 목표로 보여주기식 휴업만 이행한 후 영업을 재개하는 보통의 모습들과는 대조적인 부분이다.
마포구에서 라틴클럽 '보니따'를 운영하는 정경숙(36세)씨는 앞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밝힌 바 있다.
[정씨 / 클럽 보니따 운영자]
"휴업 기간에 비하면 100만원을 최대로 받아도 큰 도움이 안 되지만, 우리의 희생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오히려 그 작은 지원 대상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 마음이 아픕니다.”
그 어느 때보다 국민들 모두의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단순한 금액 지원여부 논란을 넘어, 정부는 이들의 모범적 선행에 집중하고 그 사례를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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