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TV=장세진 기자] 4월 5일 종료 예정이었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결국 19일까지 연장됐다.
하지만 지난 2주간 운영을 중단했던 PC방, 헬스장, 노래방, 유흥시설 등 다중이용시설 업소들이 더 이상은 버틸 수 없다며 영업을 재개하는 분위기다.
사실상 강력 '권고'일 뿐 현행법상 '감염병 환자가 있는 장소나 병원체에 오염됐다고 인정한 장소'가 아니라면 '폐쇄'를 명령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자발적 휴업지원금
자발적인 휴업을 이끌어내기 위해 서울시 각 지자체에서는 '휴업지원금' 제도를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루 10만원, 최대 100만원 수준은 큰 도움이 되지 않아 그냥 매장 문을 여는게 낫다며 자영업자들은 입을 모은다.
마포구에 위치한 Q모 노래연습장은 "지난 2주간 휴업하고 오늘 문을 열었다. 4일간 가만히 있어도 40만원이 더 들어오지만 손님을 받는게 낫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마음만 먹으면 교묘히 이용할 수도 있다.
운영하는 업소의 순익이 10만원 미만이라면, 일단 문을 닫고 최대 지급액 100만원에 맞춰 10일간만 운영을 중단한 뒤 영업을 재개해 100만원을 받아 챙기는 것이다.
국민 건강과 공익을 위한 업주들의 진심어리고 자발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한 때이다.
■ 두 달째 자진 휴업 중인 사람들
이 경계 선상에서 지자체의 모호한 기준으로 단 1원의 혜택도 받지 못하면서 자발적 휴업을 이어가는 다중이용시설이 있다.
바로 살사·스윙·탱고 등 '소셜 댄스' 클럽이다.
이들은 서울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기도 전, 대구 신천지 사태 당시 심각성을 파악하고 자진해서 영업을 중단했다.
가장 빠르게 휴업에 돌입한 날짜는 2월 21일(금)이며 거진 두 달에 가까워 가기에, 임대료 피해액만 대략 계산해봐도 한 클럽당 1천만원에 이른다.
감염에 취약한 특성을 스스로 인지한 이들의 발빠른 대처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명실공히 기여하고 있지만,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모호한 분류로 아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강력 권고가 있어도 "법적으로 의무가 없다"며, 하물며 휴업지원금을 받고서도 영업을 재개하는 업소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굳게 닫힌 홍대입구 소재 라틴클럽 '보니따', 휴업을 두 달째 이어가고 있다. / 사진=장세진 기자
■ 말 잘 들으면 손해
마포구에 위치한 살사댄스 클럽 '보니따'를 운영중인 정경숙(36세)씨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치고 힘들다는 심경을 밝혔다.
[정씨 / 클럽 보니따 운영자]
"휴업지원금 공고를 보고 마포구청에 연락했지만 지원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답변만 돌아왔어요."
해당 클럽을 직접 찾아 사업자등록증, 영업신고증 및 시설물 위반 여부를 확인했지만 지원 대상에 해당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마포구청에서 자체적으로 정한 ▲PC방 67개소 ▲노래연습장 218개소 ▲체력단련장 100개소 ▲체육도장 85개소 ▲클럽 44개소 에 말 그대로 '그냥' 해당되지 않은것이다.
다양한 특성의 다중이용시설이 존재하는데, 서류상 몇 개의 종목만 정해 기계적으로 OO개소를 분류한 것은 대단히 아쉬운 부분이다.
■ 마포구 기준 엇박자 한 차례 논란
마포구청은 휴업지원금 관련하여 또 다른 모호한 기준으로 이미 한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강남·서초·동작구 등 보통의 지자체는 지원금 적용 기간을 영업중단 권고 시점인 3월 22일경 부터로 두었지만, 마포구는 4월 1일로 설정했다.
즉, 말을 잘 듣고 3/23 부터 바로 휴업에 돌입해 4/5 까지 문을 닫았어도, 3월의 휴업은 인정하지 않고 4/1~5 까지 5일간 50만원만 지급되는 것이다.
뉴스 '채널A' 에서 취재한 해당 내용에 따르면, 당시에도 마포구청 관계자에게는 "구청장 협의하에 지원을 한걸로 알고 있고요. 날짜의 기준은 모르겠어요." 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금일 강남구는 다중이용시설 2차 휴업지원금 지원 대상 확대를 발표했다. / 사진=강남구청 홈페이지
■ 강동·강남·성동구 등 지원대상 확대
서울시 각 지자체는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에 따라 2차 휴업지원금 제도를 실시하며 그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금일 강동구청은 당초 1차 대상에 해당되지 않았던 당구장·탁구장·수영장 등도 휴업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대상을 넓힌다고 밝혔다.
강남구 역시 실내골프연습장·수영장·당구장 등 6개 업종을 추가했으며, 성동구는 학원·교습소·독서실 시설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한다.
[정씨 / 클럽 보니따 운영자]
"지원금 100만원을 받는다 해도 저희 휴업 기간을 생각하면 큰 도움이 되지 않아요. 다만, 공익을 위해 희생해 왔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오히려 그 작은 지원 대상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 마음이 아픕니다."
말 잘 들으면 손해라는 비판적 시선이 만연한 가운데,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손해를 감수하며 두 달째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기여해 온 이들에게 지자체의 휴업지원금 제도보다 더한 전폭적 보상이 절실해 보인다.
이러한 모범적 선례가 있어야 향후에도 국민들의 자발적인 감염 확산 방지 캠페인 동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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