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완창판소리 4월 공연 ‘채수정의 흥보가-박록주제’
- 채수정 명창이 선사하는 활력 넘치는 소리판
- 굵고 진중한 동편제의 명맥 잇는 박록주제 ‘흥보가’
- 장단의 변화를 통해 골계적 대목의 재미를 더한 바디
- 명고 박근영이 함께하는 무대, 배연형 연구가의 해설도 더해져
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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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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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완창판소리 ‘채수정의 흥보가’ 포스터 / 자료제공 국립극장
[댄스TV = 고호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은 완창판소리 ‘채수정의 흥보가’를 4월 24일(토)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고 전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인 채수정 명창은 그의 소리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박록주제 ‘흥보가’로 정통 소리의 진면목을 보여줄 예정이다. 채수정 명창이 국립극장에서 완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채수정은 국립국악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여러 명창으로부터 ‘목이 좋다’는 평가를 받으며 판소리에 본격 입문했다. 전정민 명창에게 박초월제 ‘수궁가’를 배웠으며 성우향 명창에게 ‘심청가’, 오정숙 명창에게 ‘춘향가’를 배웠고, ‘흥보가’ 예능보유자였던 박송희 명창(1927-2017)을 30여 년간 스승으로 모시며 ‘흥보가’와 ‘적벽가’ ‘춘향가’ ‘숙영낭자가’ 등을 익혔다.
이후 미국·일본·영국·프랑스·브라질 등 국내외에서 ‘흥보가’와 ‘적벽가’를 여러 차례 완창하며 공력을 다져왔다. 그는 소리꾼뿐만 아니라 학자로서의 길도 걸었다. 판소리를 주제로 한 연구를 꾸준히 이어온 그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 교수로 후학을 가르치며, 국악 연구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채수정 명창이 이번에 부를 박록주제 ‘흥보가’는 동편제의 명맥을 잇는 소리다. 섬진강 동쪽 지역에서 발달한 동편제는 기교를 부리거나 부드러운 느낌을 표현하기보다는 통성으로 힘 있게 내지르는 소리와 말끝의 분명하고 강한 표현으로 굵고 진중한 것이 특징이다.
그중에서도 박록주제 ‘흥보가’는 송만갑-김정문으로 계승되어온 동편제 소리를 박록주 명창이 새로 다듬은 바디(명창이 스승으로부터 전승한 한 마당 전부를 음악적으로 절묘하게 다듬어 놓은 소리)다. 사설을 간결하게 다듬었을 뿐만 아니라 장단의 변화를 통해 골계적 대목의 재미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채수정은 소리판을 쥐락펴락하는 능력이 탁월한 소리꾼으로 정평이 나 있다. 판소리 고유의 즉흥성을 살려 관객을 무대로 친숙하게 끌어들이는 데도 능통한 그는 늘 활력 넘치는 소리판을 만들어낸다. 채 명창은 2011년 제19회 임방울국악제에서 ‘흥보가’ 중 ‘두 손 합장’ 대목으로 대통령상을 받은 바 있다.
‘두 손 합장’은 양식을 얻고자 놀부를 찾았으나, 외려 매를 맞을 처지에 놓인 흥부가 부르는 소리다. 이번 무대는 해학미와 비장미를 두루 갖춘 ‘흥보가’를 채수정 명창 특유의 힘 있고 시원한 통성으로 감상할 기회다. 대전시 지정 무형문화재인 박근영이 처음부터 끝까지 고수를 맡아 소리꾼을 북돋우며, 판소리 연구가 배연형이 해설과 사회를 맡아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1984년 시작된 이래, 당대 최고의 명창들이 올랐던 꿈의 무대이자 판소리 한 바탕 전체를 감상하며 그 본연의 가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최초·최장수·최고의 완창 무대다. 전통에 대한 자신만의 정체성을 지키며 소리 내공을 쌓고 있는 최고의 소리꾼이 매달 이 무대를 통해 귀명창과 만나고 있다.
2021년 상반기 완창판소리는 끊임없이 다져온 소리 공력을 바탕으로 전통의 명맥을 잇고자 활발히 활동하는 50대 중견 명창들이 창자로 나서 귀한 소리를 들려줄 예정이다.
한편, ‘채수정의 흥보가’ 공연은 방역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객석 띄어 앉기’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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